전체 글44 2030년 이후, 통신사는 사라지는가 이 질문은 불편하다. 그래서 아무도 공식적으로 묻지 않는다. 통신사 스스로는 당연히 이 질문을 회피하고, 정부는 보편적 통신 인프라의 공공성을 이유로 통신사의 역할을 전제로 정책을 설계한다. 그러나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을 냉정하게 추적하면, 이 질문은 더 이상 과장된 시나리오가 아니다. 아마존은 카이퍼 위성망으로 직접 인터넷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스타링크는 한국 시장에 공식 진입했으며,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를 통해 통신사의 전통적 B2B 영역을 잠식하고 있다. Open RAN이 확산될수록 기지국 운영의 핵심 소프트웨어는 엔비디아의 GPU 위에서 돌아가게 된다. SKT는 해킹 사태로 65만 가입자를 잃었고 영업이익이 41% 급감했다. 전통적 통신 수익은 정체됐고 AI 전환.. 2026. 4. 9. 디지털 격차 재정의 — 6G 시대에도 여전히 소외되는 계층, 보편적 통신서비스의 개념을 어떻게 재설계해야 하는가 6G 시대에도 소외되는 사람들이 있다6G 논의는 언제나 화려하다. 1Tbps의 전송 속도, 0.1ms의 초저지연, 인공위성과 지상망이 하나로 연결되는 3차원 통신 인프라, 완전 자율주행과 원격수술을 가능케 하는 초연결 사회. 정부와 기업이 그리는 6G 미래는 기술이 인류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장밋빛 청사진으로 가득하다. 그런데 이 화려한 논의에서 한 가지 불편한 질문이 지속적으로 누락되고 있다. 6G가 실현되는 2030년에도 여전히 기본적인 통신 서비스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회는 6G 시대라고 부를 수 있는가. 농어촌 도서 지역의 노인, 경제적으로 통신 서비스를 감당하기 어려운 저소득층,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 장애인,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기본 통신 인프라가 .. 2026. 4. 8. 6G와 자율주행 — 자율주행의 진짜 병목은 기술이 아닌 6G 네트워크 지배구조 자율주행의 진짜 병목은 기술이 아니다자율주행을 둘러싼 논의는 대부분 기술의 문제로 수렴한다. 라이다 센서의 정밀도,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의 신뢰성, 차량 내 AI 추론 칩의 성능이 완전 자율주행 실현을 가로막는 핵심 변수로 지목되어 왔다. 테슬라·웨이모·현대차를 비롯한 전 세계 자동차 기업과 기술 기업들이 수십조 원을 이 방향에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이 칼럼은 다소 불편한 질문을 먼저 던지고 싶다. 자율주행의 진짜 병목이 정말로 기술인가. 차량 내부 AI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차량 바깥의 네트워크 인프라가 그 판단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완전 자율주행은 실현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네트워크 인프라의 핵심은 6G다. 더 정확히 말하면 6G 네트워크를 누가 어떤 규칙으로 설계하고 운영하느냐, 즉 6G의 지배.. 2026. 4. 7. 5G는 왔는가, 6G 시대 이전에 한국이 풀어야 할 숨겨진 실패 청산서 2019년 4월 3일, 한국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정부와 통신 3사는 '4차 산업혁명의 고속도로가 열렸다'고 선언했고, 언론은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의 미래를 앞다퉈 보도했다. 그로부터 약 7년이 지난 지금, 그 선언의 실체를 냉정하게 되짚어야 할 시점이 됐다. 5G 가입자 수는 3,280만 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약 60%를 넘어섰지만, 진짜 5G라 불리던 28GHz 대역의 주파수는 3사 모두 정부에 반납했고, 5G SA(단독망) 전환은 KT 한 곳을 제외하면 아직 완료되지 않았으며, 킬러 서비스는 끝내 등장하지 않았다. 한국은 6G 상용화를 향해 빠르게 달려가고 있지만, 5G에서 실제로 무엇이 잘못됐는지에 대한 구조적 반성은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6G 시.. 2026. 4. 6. 6G 네트워크의 주인은 누구여야 하는가 통신 인프라는 항상 주인이 있었다. 유선전화 시대에는 국가가, 이동통신 시대에는 통신사가 그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6G가 가져올 변화의 규모와 성격은 이 단순한 구도를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 6G는 단순히 더 빠른 통신망이 아니라 자율주행·스마트시티·원격의료·산업 자동화·국방까지 사회 전체의 작동 기반이 되는 초연결 플랫폼 인프라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질문이 생겨난다. 이토록 거대하고 전략적인 인프라의 주도권을 누가 가져야 하는가. 통신사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망을 깔고 운영하면 되는가. 아니면 막대한 데이터와 AI 역량을 가진 빅테크가 새로운 인프라 주도자로 나서야 하는가. 혹은 국가 안보와 공공성의 이름으로 정부가 직접 6G 인프라를 통제해야 하는가. 이 칼럼은 세 주체의 이해관계와 역량.. 2026. 4. 5. 6G 표준특허 전쟁, 한국은 싸우고 있는가 표준특허는 통신 기술 전쟁에서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오래 지속되는 무기다. 특정 기술이 국제 표준에 반영되는 순간, 그 기술을 담은 특허는 전 세계 모든 통신 장비와 단말에 적용되는 필수 라이선스로 전환된다. 이를 표준필수특허(SEP, Standard Essential Patent)라고 부른다. 6G 시대에 어떤 국가, 어떤 기업의 기술이 국제 표준의 핵심 구조를 형성하느냐는 이후 20년간의 통신 산업 수익 구조와 산업 주도권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된다. 그런데 현재 6G 표준특허 출원 현황을 들여다보면 불편한 숫자가 눈에 들어온다. 중국은 전 세계 6G 관련 특허 출원의 약 31~40%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한국의 점유율은 약 4~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정부가 2030년.. 2026. 4. 5.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